공동육아 어린이집 졸업, 어느 부모의 고백: 안녕은 끝이 아니라 이어지는 인연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졸업하며 남기는 부모의 이야기. 함께 키우며 성장했던 시간, 공동체 육아가 남긴 변화와 따뜻한 이별의 기록.
오늘 아침, 현관문을 나서는데 운동화 끈을 묶는 아이의 손길이 평소보다 더 야무져 보였습니다.
"엄마, 이제 나 여기 안 와?"
묻는 아이의 말에 대답 대신 작은 손을 한 번 더 꼭 잡았습니다.
네, 저희 집은 오늘 정들었던 공동육아 어린이집 터전을 졸업합니다.

졸업을 앞두고 알게 된 마음
졸업을 앞둔 지난 몇 주 동안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내가 이곳을 정말 많이 사랑했구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파도처럼 밀려왔거든요.
돌이켜 보면 참 많이 웃었고 또 그만큼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묻는다면 다시 선택해도 공동육아를 하겠느냐
제 대답은 여전히 "네"입니다.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에도 함께 살아가는 삶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걸 이곳에서 배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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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과 고마움이 함께 남는 시간
이사회 일을 하면서 더 많이 참여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마음 한쪽에 남아 있습니다.
"그럴 때도 있는 거야""너 자신을 먼저 돌봐"
라고 말해주던 아마들의 위로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참 짧게 느껴집니다.
그 시간 동안 선생님들 나무방 아마들 터전 식구들
각자의 방식으로 조용히 서로를 돌봐주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더 깊이 알게 됩니다.

아이보다 늦게 배우는 어른들
아이들은 참 잘합니다.
다른 아이와 부딪히고 다투고 다시 놀고 다시 웃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고 받아들이는 데 더 오래 걸립니다.
갈등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고 도망가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 시간을 버티게 해 준 건 곁에 있던 공동체였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고립된 부모가 아니라 주체적인 양육자로 설 수 있었습니다.

공동체는 닮아서가 아니라 기대서 사는 것
어느 날 들었던 말이 떠오릅니다.
공동체는 공통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곳이다
처음에는 피해를 줄까 봐 피해를 입을까 봐 늘 조심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됩니다.
우리는 같아서 모인 게 아니라 혼자서는 살 수 없어서 모였다는 걸.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걸.
아마 그걸 배우라고아이도공동육아도 제 삶에 찾아온 것 같습니다.
졸업하지만 떠나는 건 아닙니다
처음 상담하러 오던 날
형들과 뛰어놀던 아이 모습에 반해 덜컥 시작했던 공동육아.
이제는'졸업 조합원'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한 걸음 물러나지만 멀리 가지 않을게요.
마을 길목에서 다시 인사 나누고 아이들 키가 자란 걸 보며 같이 웃고
그렇게 계속 이웃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우리, 마을에서 계속 만나요.
공동육아가 궁금하다면
성미산 어린이집은 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육아 협동조합 어린이집입니다. 아이만 자라는 곳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터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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