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어린이집 알뜰장터에서 배운 나눔과 순환의 기쁨
성미산 어린이집 시장놀이(알뜰장터)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경제교육, 자원순환, 그리고 따뜻한 나눔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난 7월 24일 목요일, 성미산 어린이집 마당에서 열린 시장놀이(알뜰장터)에 다녀왔습니다.
‘지구지킴이 4년 차’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한 그 하루는, 자원의 가치를 다시 배우고, 나눔의 마음이 얼마나 깊고 따뜻할 수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오후 5시, 딱!
마치 마법처럼 평범했던 어린이집 마당이 작은 장터로 변신했어요.
대부분 1000~2000원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이들도 5000원 정도를 가지고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물건을 들었다 놨다 그러더라고요 ㅎ
그 모든 장면이 얼마나 생생하고 귀여웠는지 몰라요.
처음에는 그냥 장난감이나 책을 나누는 행사인 줄만 알았어요.
하지만 그날, 저는 아이들과 함께 ‘경제’와 ‘가치’, 그리고 ‘나눔’이라는 큰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행사 전에 아이들과 함께 집 안을 뒤적이며
“이건 아직 좋아하는데…”, “그래도 다른 친구가 잘 쓸 수도 있겠다”
하며 물건을 고르던 시간이 참 특별했어요.
무심코 쌓아두었던 장난감, 잘 보지 않던 그림책,
그 하나하나에 아이들의 손길이 닿으니 마치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달까요?
장터에서의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판매 수익금이 지역사회 기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이에요.
“우리 번 돈으로 누굴 도와줄 수 있어요?”
라고 묻던 아이의 말에 순간 울컥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은 싸게 팔아도 뿌듯했고, 팔리지 않아도 만족해했어요.
그 마음이 이미 너무나 크고 아름다웠기 때문이겠죠.
돌아오는 길에 아이와 손을 잡고 이런 얘기를 나눴어요.
“엄마, 오늘 다시 팔 거 있어? 또 하면 좋겠다!”
그 짧은 한마디에 담긴 아이의 자부심과 즐거움이
곧 자율성과 공동체 속 배움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답니다.
성미산 어린이집의 시장놀이는 단순한 물건 나눔을 넘어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아주 멋진 장치였어요.
돈의 의미, 환경의 중요성,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하루 동안 우리가 얻은 건, 물건보다 훨씬 더 큰 가치였던 것 같아요.
행사가 끝나고도 마음이 오래 따뜻했어요.
이런 하루하루가 쌓이면, 아이들은 분명
더 좋은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성미산에서 자란다는 건, 단지 보호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함께 나누고 배우는 삶을 경험한다는 뜻이라는 걸
그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