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도 한여름, 성미산 숲에서 찾은 시원함
입추가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운 8월 중순, 성미산어린이집 아이들은 오늘도 성미산으로 나들이를 떠납니다. 에어컨 바람 대신 나무 그늘을, 인공 놀이터 대신 흙과 나뭇잎을 만나는 아이들. 그 속에서 우리는 공동육아가 왜 '자연'과 '일상'을 교육의 중심에 두는지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입추가 지나도 여전히 뜨거운 8월
절기상으로는 입추가 지났지만, 체감상으로는 여전히 한여름입니다.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햇빛은 따갑게 내리쪼이는 8월 중순. 이런 날씨에 아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일까요?
성미산어린이집은 그 질문에 매일 같은 답을 내놓습니다. "네, 오늘도 나들이 갑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아이들은 아침마다 성미산으로 향합니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실내 공간 대신,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뛰어노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공동육아가 지향하는 '생활이 곧 교육'이라는 철학의 시작입니다.
성미산 나들이, 그 일상 속의 비일상

아이들은 손을 잡고 성미산 초입으로 걸어갑니다. 오르막길이 힘들어 투덜거리는 아이, 나뭇가지를 주워 지팡이 삼아 걷는 아이, 땅 위의 개미를 발견하고 한참을 들여다보는 아이. 저마다의 속도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숲을 만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재촉하지 않습니다. 빨리 정해진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발견하고, 어떻게 느끼며, 어떻게 서로와 교감하느냐 하는 것이죠.
한 아이가 "여기 시원해요!"라며 큰 나무 그늘 아래로 친구들을 부릅니다.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가 그늘 아래 드러눕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올려다보며 킥킥거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환호성을 지릅니다.
이 순간, 아이들은 자연이 주는 시원함을 온몸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인공적인 냉방이 아니라, 나무 그늘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시원함을요. 이것은 어떤 교구로도, 어떤 커리큘럼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생생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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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
성미산 나들이는 단순히 산책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숲에서 끊임없이 놀이를 만들어냅니다.
낙엽을 모아 집을 짓고, 돌멩이로 길을 만들고, 나뭇가지로 검을 만들어 상상 놀이를 펼칩니다. 누군가는 곤충을 관찰하며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누군가는 흙을 만지며 감촉을 느끼고, 누군가는 나무에 기대어 그저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 모든 것이 놀이이고, 이 모든 것이 배움입니다.
공동육아에서는 아이들의 놀이를 '시간 낭비'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놀이 속에서 아이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관계를 배우고,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익힌다고 믿습니다.
놀면서 자라고, 살면서 자라는 것. 그것이 공동육아가 아이들에게 주고자 하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더운 날씨에 아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은 교사들에게도, 부모들에게도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실내에서 에어컨을 틀고 정해진 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미산어린이집은 그 편안함 대신, 아이들이 진짜 세상과 만나는 경험을 선택합니다.
왜일까요?
공동육아는 아이들이 자연의 리듬 속에서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을 경험하며, 그 속에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입추가 지나도 여전히 더운 8월 중순, 이 또한 자연의 한 부분입니다. 아이들은 더위를 피하는 법을 배우고, 그늘을 찾는 지혜를 익히며, 친구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웃는 경험을 쌓아갑니다.
교육이 아니라 삶을 지원하는 것
많은 부모들이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고민합니다. 한글을 더 빨리 떼게 해주는 곳이 좋을까? 영어 노출이 많은 곳이 나을까? 예체능 프로그램이 다양한 곳을 선택해야 할까?
하지만 공동육아는 그런 질문 대신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한가?"
"우리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자랄 수 있는가?"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진짜 관계를 맺고 있는가?"
성미산 숲에서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웃는 아이들을 보면, 그 답이 분명해집니다. 아이들은 이미 충분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커리큘럼이 아니라, 자연과 친구들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공동육아가 지향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삶의 지원'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그 곁에서 지켜보고 응원하며 필요할 때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공동육아가 어린이집이라는 공간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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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가고, 아이들은 자라고

입추가 지나고, 곧 처서가 다가옵니다. 여름은 조금씩 저물어가고, 아이들은 또 한 뼘 자라날 것입니다.
성미산 숲에서 보낸 이 여름의 날들은, 훗날 아이들의 기억 속에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요?
"우리 어린이집은 매일 산에 갔어."
"여름에도 밖에서 놀았는데, 그늘 아래가 진짜 시원했어."
"친구들이랑 나뭇가지로 놀았던 게 제일 재미있었어."
그 기억 속에는 한글 학습지도, 영어 단어도, 예체능 시간표도 없을 것입니다. 대신 친구들의 웃음소리, 나뭇잎 사이로 비치던 햇빛, 땀 흘리며 뛰어놀던 그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공동육아가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진짜 유년의 풍경입니다.
성미산어린이집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7안길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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