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를 온몸으로 배우다 — 성미산어린이집 단오주간 5일의 기록
달력을 펼쳐 단오를 찾고, 창포 향을 맡고, 씨름판에서 뒹굴고, 마침내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다. 교실 밖에서 오감으로 만나는 절기, 성미산어린이집 아이들의 닷새 동안의 변화를 함께 보세요.
올해 단오주간, 성미산어린이집 터전이 조용히 들썩였다. 달력을 들여다보고, 창포 향을 맡고, 씨름판에서 뒹굴고, 마침내 창포물로 머리를 감기까지. 교실 안 지식이 아니라 몸과 감각으로 익히는 절기 교육, 그 닷새의 이야기를 담았다.
달력에서 단오를 찾아라 — 첫째 날

"단오가 언제야?" 선생님의 질문 하나로 아이들의 눈이 달력으로 향했다. 음력과 양력이 나란히 적힌 달력을 함께 들여다보며 '음력 5월 5일'이 단오라는 것을 알아보고, 각 방으로 돌아가 직접 단오 날짜를 찾는 미션이 시작됐다.
달력 탐색을 마친 뒤에는 이번 주 내내 경험하게 될 단오 풍습을 미리 살짝 엿보는 시간. 창포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코를 가까이 대며 향을 맡아보았다. 처음 맡는 풀내음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아이, 연신 킁킁대는 아이… 반응이 제각각이다.
오후에는 단오선 만들기가 이어졌다. 옛사람들이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라는 마음을 담아 부채를 선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정성껏 부채를 꾸몄다. 완성된 단오선은 가족에게 직접 전할 선물이 되었다.
괴물 연극과 쓴맛의 도전 — 둘째 날

이튿날은 교사들이 직접 준비한 연극 '머리에 입 달린 괴물' 공연이 펼쳐졌다. 조그만 입을 찾아 헤매는 총각 앞에서 아이들이 커다란 입을 벌리며 연극에 뛰어들었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성미산다운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자 본격적인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익모초즙 마시기. 단오 무렵 건강을 기원하며 익모초를 먹던 풍습을 이어받은 활동이다. 약하게 준비했음에도 낯선 향에 고개를 젓는 도톨이들이 속출했지만, 형님들은 "괜찮네~" 하며 한 컵을 거뜬히 비웠다. 쓴맛을 이겨낸 뒤 입에 넣는 방울유과 한 알의 달콤함이란.
성미산 나무를 깨워주러 — 셋째 날

"마당에서 만나자!" 셋째 날은 밖으로 나섰다. 오늘의 미션은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대추가 많이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넣던 옛 농촌의 풍년 기원 풍습이다.
아이들은 먼저 마당에서 돌을 찾아 손에 쥐고, 성미산으로 나들이를 떠났다. 가을에 열매와 꽃을 피울 나무들 앞에서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외치며 가지 사이에 조심스럽게 돌을 끼워 넣었다. 나무를 아끼고, 계절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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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판이 열리다 — 넷째 날

넷째 날은 3살부터 7살까지 온 터전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씨름마당이 펼쳐진 것이다. 참가자는 제비뽑기로 결정. 형님과 동생이 짝이 되면 버티기·밀기 씨름, 또래끼리 만나면 샅바를 잡고 정식 씨름 한 판이 벌어졌다.
형님들은 동생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살며시 조절하며 놀이를 이끌었고, 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형님의 기술을 따라 해 보았다. 씨름판 바깥에서는 박수와 응원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연령을 섞어 함께 뛰노는 것, 그게 공동육아 터전의 일상이다.
창포물로 마무리하는 단오 — 다섯째 날

마지막 날, 아이들이 마당에 모였다. 창포물이 큰 대야에 준비되어 있었다. "창포 향기가 나쁜 기운을 쫓아준대. 어제 본 괴물도 도망갈 거야!"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앞다투어 머리를 숙였다. 창포물이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리며 풀내음이 마당 가득 퍼졌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전래놀이로 단오주간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닷새 동안 아이들은 단오를 귀로 듣지 않았다. 손으로 만지고, 코로 맡고, 몸으로 부딪히며 온전히 살아냈다.
이 감각들이 아이들 안에 오래오래 남기를 바란다.
절기를 몸으로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음에 닿으셨다면, 성미산어린이집의 공동육아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실지도 모릅니다. 입소 상담으로 터전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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