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성미산에서 만나는 계절의 변화
서리 내린 아침, 흙의 온도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아이들. 성미산 자락에서 가을은 어떻게 겨울로 변해갈까요? 낙엽과 도토리로 노는 법, 제철 음식으로 절기를 배우는 법. 자연과 함께 계절을 몸으로 경험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찬바람이 성미산 자락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한 어느 아침. 아이들은 여느 날처럼 터전 마당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습니다.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바닥이 딱딱해!" 서리가 살짝 내려앉은 흙을 발끝으로 콕콕 눌러보는 아이들. 어제까지만 해도 촉촉하고 말랑했던 그 흙이, 하룻밤 사이 계절의 손길을 받아 굳어 있었습니다.
성미산 어린이집의 가을은 천천히, 그리고 아주 꼼꼼히 겨울로 이어집니다.
단풍이 뒹구는 산비탈, 아이들의 놀이터

10월 말부터 성미산 오르는 길은 노랗고 빨간 단풍잎으로 가득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손을 잡고 산비탈을 오르며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거 무슨 나무 잎이야?" 아이의 질문에 선생님 '도토리'는 무릎을 꿇고 앉아 함께 잎맥을 들여다봅니다. 정답을 가르쳐주는 대신, 같이 궁금해합니다.
주머니 가득 도토리와 솔방울을 주워 터전으로 돌아온 날이면,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놀잇감이 됩니다. 어떤 아이는 도토리로 가게를 열고, 어떤 아이는 솔방울을 나란히 줄 세워 기차를 만듭니다. 어른이 준비한 교재가 아니라, 성미산이 내어준 재료로 아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씁니다.
절기를 몸으로 배우는 아이들
입동(立冬)이 지나면 터전 안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영양교사 '맛단지'는 두레생협에서 가져온 제철 재료로 겨울을 준비하는 음식을 만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무를 썰고, 배추를 절이고, 된장국에 들어갈 재료를 골라냅니다. "이게 왜 이렇게 차가워?" 냉기 가득한 무를 손으로 쥐어본 아이가 묻습니다. 맛단지는 웃으며 대답합니다. "무가 땅속에서 겨울 준비하고 있었거든."
세시와 절기를 따라 흐르는 생활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이 왜 변하는지를 몸으로 먼저 압니다. 책이 아니라 손끝으로, 냄새로, 맛으로 계절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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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에 담기는 계절의 기록

저녁이면 교사들은 날적이를 씁니다. 오늘 산에서 아이가 처음으로 자기 발로 급경사를 올랐다는 것, 찬 바람에 볼이 빨개진 채로도 집에 가기 싫다고 버텼다는 것. 그 작은 장면들이 공책 한 켠에 정성스레 담깁니다. 아마(아빠+엄마)들은 집에서 그 글을 읽으며 웃다가, 답장을 씁니다. "오늘 집에 오더니 솔방울 내놓으라고 가방을 뒤졌어요."
날적이는 단순한 알림장이 아닙니다. 교사와 양육자가 한 아이의 하루를 함께 품는 방식입니다. 터전에서의 시간과 집에서의 시간이 이어지면서, 아이는 하나의 온전한 세계 안에서 자랍니다.
겨울 문턱에서, 함께 기다리는 것들
첫눈이 올 때쯤이면 아이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가을 내내 흙과 바람과 낙엽과 함께 몸을 단련해온 아이들은, 눈이 오는 날 가장 먼저 마당으로 뛰쳐나갑니다. 장갑도 챙기기 전에 두 손으로 눈을 퍼 올리는 그 표정이, 이 터전이 바라는 아이의 모습입니다.
계절은 기다려주지 않지만, 성미산 어린이집은 그 흐름을 억지로 앞당기지 않습니다. 아이의 속도로, 자연의 속도로, 함께 겨울을 맞이합니다. 올겨울도 그렇게, 성미산 자락에서 아이들의 뺨이 빨개질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자연과 공동체 속에서 아이가 자라는 모습, 상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나요? 성미산어린이집의 공동육아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입소 상담을 신청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