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냄새, 낙엽 냄새, 그리고 아이 웃음소리 — 성미산의 11월
흙을 만지고, 낙엽을 밟고, 친구들과 웃다 보면 아이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성미산의 11월은 비싼 장난감도, 학원도 필요 없는 곳입니다. 자연이 아이에게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목격하는 계절이에요.
11월이 되면 성미산에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찾아옵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산비탈이 온통 주황과 노랑으로 물드는 그 계절. 어른들 눈엔 그저 '쌀쌀한 가을'이지만, 아이들 눈엔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놀이터가 펼쳐지는 시간이에요.
저도 처음엔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추운데 밖에 나가도 되나?" 했는데, 오히려 흙 묻은 얼굴로 돌아온 아이가 그 어느 때보다 뺨이 발그레하고 눈이 반짝이더라고요.
낙엽은 장난감이 된다

성미산 어린이집, 아이들은 이맘때 성미산 비탈을 오르내리며 낙엽을 양손 가득 모읍니다. 쌓고, 던지고, 발로 사각사각 밟고, 더미 속에 묻혀보기도 하죠. 선생님들—아이들은 별명으로 부릅니다—이 "어떤 잎이 제일 크지?" 한마디 던지면 그걸로 충분해요. 아이들은 스스로 비교하고, 고르고,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낙엽으로 얼굴을 그리고, 나뭇가지를 모아 집을 짓고, 도토리를 발견하면 보물이라도 찾은 듯 소리를 지릅니다. 비싼 장난감이 필요 없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자연이 이미 최고의 교구거든요.
흙과 손이 만나는 순간

낙엽놀이가 한바탕 끝나면, 아이들의 손은 어느새 흙으로 가득합니다. 늦가을 흙은 촉촉하고 묵직해서 무언가를 빚기에 딱 좋아요.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쪼그려 앉아 흙을 주무르기 시작합니다. 케이크도 되고, 국수도 되고, 공룡 발자국도 됩니다.
처음엔 흙 묻히는 걸 싫어하던 아이도, 친구들이 흙 반죽에 푹 빠진 걸 보면 슬그머니 옆에 앉게 돼 있어요. 그게 공동육아의 힘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친구가 먼저 보여주면 따라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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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괜찮아, 몸이 더 잘 안다
성미산 어린이집에서는 웬만한 날씨엔 바깥 나들이를 쉬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추위를 느끼고, 그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뛰면 따뜻해진다는 걸, 몸이 먼저 기억합니다.
11월 나들이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점심 먹을 때 유독 잘 먹어요. 맛단지 선생님이 차려주는 유기농 된장국 한 그릇이 그날따라 더 맛있는지, 국물을 싹 비우는 날이 많습니다. 몸을 실컷 쓰고 나면,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달라지거든요.
절기를 몸으로 배우는 아이들

입동(立冬)이 지나면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이제 겨울이 오고 있대" 이야기를 나눕니다. 달력이 아니라 바람의 온도로, 나뭇가지의 생김새로, 땅의 냄새로 계절을 느끼는 거예요. 세시와 절기를 삶으로 배우는 이 방식이, 훗날 아이들에게 자연을 대하는 감수성으로 남는다고 믿습니다.

낙엽을 모아 압화를 만들고, 말린 나뭇잎으로 날적이에 붙여 집으로 보내오는 날이면, 저도 모르게 한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아이가 직접 고른 잎사귀 하나에, 그날 하루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까요.
12월이 되어 성미산에 첫눈이 내리면 아이들이 또 어떤 얼굴을 할지, 벌써부터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우리 아이도 흙 묻히고 낙엽 속에서 뛰어놀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셨다면, 성미산어린이집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공동육아, 먼저 상담으로 시작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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