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재료로 차리는 9월 터전 밥상
성미산어린이집의 9월 급식은 제철 채소와 과일로 가득합니다. 유기농·친환경 식재료로 차려지는 터전 밥상의 하루를 들여다보며, 아이들이 어떻게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가는지 함께 나눠봅니다.
주방에서 시작된 오늘의 하루

아침 일찍 주방아마들이 모였습니다. 오늘 배달된 식재료 박스를 열어보니 싱그러운 향이 먼저 코를 자극합니다. 포장지 위에 적힌 '무농약', '유기농'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손길이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오늘은 가지가 참 탐스럽네요."
"맞아요. 9월 가지는 정말 맛있을 때죠."
제철 가지, 단호박, 애호박, 그리고 방금 도착한 무청까지. 9월의 터전 밥상은 이렇게 계절의 흐름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오늘의 메뉴: 가지나물과 단호박찜
점심 메뉴판을 보니 현미밥, 북어국, 가지나물, 단호박찜, 배추김치가 적혀 있습니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얼마나 정성스러운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지는 아침 일찍 손질을 시작했습니다. 유기농 가지는 껍질이 그대로 살아있어 색감이 더 진하고 고소합니다. 아이들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살짝 볶아내니 윤기가 흐릅니다.
단호박은 껍질째 쪄냅니다. 아이들이 손으로 집어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자르면, 노란 속살이 호박의 단맛을 그대로 머금고 있습니다. 설탕 한 스푼 넣지 않아도 자연의 단맛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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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밥상 앞에 모이는 시간

"밥 먹어요~!"
선생님의 목소리에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손을 씻고 자리에 앉은 아이들 앞에 밥그릇과 국그릇이 놓입니다. 오늘따라 단호박찜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선생님, 호박 더 주세요!"
"나도 가지 좋아해요."
처음엔 낯설어하던 가지나물도, 매주 조금씩 식탁에 오르다 보니 이제는 익숙한 반찬이 되었습니다. 친구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따라 먹기 시작한 아이, 지난주보다 한 숟가락 더 먹어본 아이.
아이들은 터전 밥상에서 천천히, 자기 속도로 새로운 맛을 받아들입니다.
제철 재료가 주는 특별함
성미산어린이집은 매주 유기농 식재료를 공급받습니다. 제철 채소와 과일 위주로 구성하다 보니, 계절마다 밥상이 달라집니다.
봄에는 냉이와 달래, 여름에는 오이와 토마토, 가을에는 무와 배추, 겨울에는 시금치와 우엉. 아이들은 밥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계절의 흐름을 몸으로 느낍니다.
"왜 요즘은 수박이 안 나와요?"
"수박은 여름 과일이라서 지금은 없어. 대신 가을에는 배랑 사과가 나온단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 식탁 풍경은 성미산 터전에서 흔한 일상입니다.
간식 시간, 오늘은 배

오후 간식 시간에는 아삭한 배가 나왔습니다. 껍질을 벗긴 배를 한입 크기로 잘라 담아내니, 과즙이 촉촉하게 배어 나옵니다.
"배 달아요!"
"선생님, 이거 진짜 맛있어요."
아이들은 배 한 조각을 입에 넣고 행복한 표정을 짓습니다. 설탕이 들어간 과자나 음료가 아니어도, 제철 과일 하나면 아이들의 입맛은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식재료를 고르는 기준
주방아마들과 선생님들이 식재료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안전'과 '제철'입니다.
- 유기농·친환경 인증을 받은 식재료
- 국내산 농산물 우선 선택
- 제철에 나는 채소와 과일 중심 구성
- 가공식품과 조미료 최소화
이런 기준 덕분에 터전 밥상에는 화학조미료나 인스턴트 식품이 거의 오르지 않습니다. 대신 된장, 간장, 참기름 같은 전통 양념으로 맛을 냅니다.
아이들이 음식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짜거나 자극적인 맛보다는 재료 자체의 풍미를 살리는 데 집중합니다.
밥상에서 배우는 것들
성미산어린이집 아이들은 밥상에서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것 이상을 배웁니다.
"오늘 이 반찬은 누가 만들었어요?"
"주방아마들이 만들어주셨어."
"그럼 우리가 '잘 먹겠습니다' 해야겠네요!"
음식을 만들어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 친구와 나눠 먹는 즐거움,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용기. 이 모든 것이 터전 밥상에서 자연스럽게 익혀집니다.
편식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먹이지 않습니다. 대신 매주 비슷한 재료가 다른 방식으로 식탁에 오르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익숙해지고 받아들입니다.
"저번엔 안 먹었는데 오늘은 먹어볼래요."
이런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면, 느리지만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계절을 담은 밥상, 아이를 키우는 힘
9월의 터전 밥상은 가을의 풍성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제철 재료로 차려진 밥상 앞에서 아이들은 계절을 느끼고, 자연을 배우고, 건강한 입맛을 키워갑니다.
무리하게 영양제를 먹이거나 비싼 유기농 간식을 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매일 정성껏 차려지는 터전 밥상 하나면, 아이들은 충분히 건강하게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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